[고흥군 조례 읽기 ③] 가족돌봄청소년·청년 지원 조례 — '영케어러'를 위한 첫 근거, 선정 기준은 어디에
고흥군 조례 읽기는 고흥군의 자치법규를 가나다순으로 한 편씩 골라 원문을 읽고, 무엇을 정하고 있는지와 어디를 더 다듬을 수 있는지를 짚어 보는 시리즈입니다. 조례에 딸린 시행규칙이 있으면 함께 읽습니다. 세 번째 조례는 아픈 가족을 돌보는 청소년과 청년을 지원하는 가족돌봄청소년·청년 지원 조례입니다.
조례 기본 정보
| 명칭 | 고흥군 가족돌봄청소년ㆍ청년 지원 조례 |
|---|---|
| 제정 | 2024. 7. 31. (조례 제3091호) |
| 최근 개정 | 제정 이후 개정 없음 |
| 시행규칙 | 없음 |
| 소관 부서 | 주민복지과 |
| 분량 | 본문 13개 조, 부칙 |
한 줄 요약
고령·장애·질병이 있는 가족을 같은 집에서 돌보는 9세~34세를 '가족돌봄청소년·청년'으로 정의하고, 군수에게 5년 단위 지원계획과 실태조사, 돌봄·상담·의료·자립·취업 등 8가지 지원사업의 근거를 마련해 준 조례입니다. 흔히 '영케어러(young carer)'라고 부르는 이들을 위한 고흥군의 첫 제도적 근거입니다.
조문 구조 한눈에 보기
| 조문 | 내용 |
|---|---|
| 제1조·제2조 | 목적, 정의 — 가족, 청소년(9~24세), 청년(19~34세), 돌봄대상가족, 가족돌봄청소년·청년, 관계기관 |
| 제3조 | 군수의 책무 — 지원방안 마련, 인식개선, 조기 발견 |
| 제4조·제5조 | 5년마다 지원계획 수립, 5년마다 실태조사(위탁 가능) |
| 제6조 | 지원사업 8가지, 선정 기준 등은 군수가 정함 |
| 제7조·제8조 | 전담 지원시설 설치·운영, 지도·감독 |
| 제9조 | 지원 종료 후 사후관리 |
| 제10조·제11조 | 업무위탁, 전담인력 양성·운영 |
| 제12조·제13조 | 중복지원 제한, 관계기관 협력체계 |
제도는 어떻게 돌아가나
- 찾기: 군수는 가족돌봄청소년·청년을 조기에 발견할 제도를 마련하고(제3조 제3항), 연령·학업·소득·건강 상태 등을 담은 실태조사를 5년마다 합니다(제5조).
- 계획: 정책 목표, 세부 추진계획, 관계기관 협력 방안을 담은 지원계획을 5년마다 세워 시행합니다(제4조).
- 지원: 돌봄·가사서비스, 상담·심리 지원, 긴급의료, 교육·생활·주거 자립, 직업훈련·취업, 문화·체육, 인식개선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제6조 제1항). 누구를 얼마 동안 어떻게 지원할지는 군수가 정합니다(같은 조 제2항).
- 전달 체계: 전담 시설(제7조)과 전담인력(제11조)을 둘 수 있고, 사무를 전문 법인·단체에 위탁할 수 있습니다(제10조).
- 사후관리: 지원이 끝난 뒤에도 추가 지원이 필요한지 계속 확인합니다(제9조).
최근 개정에서 달라진 점
이 조례는 2024년 7월 31일 제정된 뒤 아직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았습니다. 조문에 <개정> 표시도 없습니다. 제정 2년이 지난 만큼, 아래에서 짚는 점들은 첫 실태조사나 지원계획 결과를 반영해 손볼 때 함께 살펴볼 만합니다.
꼼꼼히 읽어 보면 — 다듬을 만한 지점 5가지
① 지원 대상 선정 기준을 '군수가 정한다'고만 했다
제6조 제2항은 지원 대상의 선정 기준, 범위, 기간, 지원내용을 모두 "군수가 정한다"고 합니다. 누가 지원을 받고 누가 받지 못하는지는 주민에게 가장 중요한 사항인데, 그 기준을 어떤 형식(규칙, 고시, 내부 지침 등)으로 정하는지조차 정해 두지 않았습니다. 이 조례에는 시행규칙 위임 조항도 없습니다. 선정 기준의 큰 틀은 조례에 두고 세부 사항은 규칙으로 정해 공포하도록 하면, 주민이 기준을 확인하기 쉽고 운영의 예측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② '같은 주거지' 요건이 돌봄 현실을 좁게 담을 수 있다
제2조 제5호는 가족돌봄청소년·청년을 "같은 주거지에 거주하는 돌봄대상가족"을 돌보는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그런데 농촌에서는 이웃 마을에 따로 사는 조부모나 부모를 매일 오가며 돌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제2호의 '가족'은 「민법」 제779조의 넓은 범위를 끌어오면서 정작 대상자 정의에서 동거 요건을 걸어 범위를 좁힌 셈입니다. 동거 여부와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주된 돌봄을 맡고 있는 경우를 포함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을 검토해 볼 만합니다.
③ 조기 발견·실태조사에 필요한 개인정보 처리 근거가 없다
제3조 제3항(조기 발견)과 제5조(실태조사)를 실행하려면 대상자와 가족의 건강상태, 소득, 가족 상황 같은 민감한 정보를 다루게 됩니다(제5조 제1항 제2호~제4호). 그런데 조례에는 개인정보를 어떤 범위에서 수집하고 관계기관과 어떻게 공유하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법」의 일반 원칙이 적용되겠지만, 제13조의 협력체계가 실제로 작동하려면 정보 처리와 공유의 근거·범위를 조례에 밝혀 두는 것이 바람직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④ 계획과 실태조사의 연결, 연도별 점검 장치가 약하다
지원계획(제4조)과 실태조사(제5조)가 모두 '5년마다'로 되어 있지만, 실태조사 결과를 지원계획에 반영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또 5년짜리 계획만 있고 연도별 시행계획이나 추진실적 점검 규정이 없어, 계획이 한 번 세워진 뒤 어떻게 집행되는지 확인할 장치가 부족합니다. "실태조사 결과를 지원계획 수립에 반영하여야 한다",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한다" 같은 문구를 두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제12조의 중복지원 제한도 "제한할 수 있다"로만 되어 있어 어떤 기준으로 제한하는지 함께 정해 두면 좋겠습니다.
⑤ 표기와 용어의 작은 불일치
제11조 제2항 제3호는 전담인력의 업무를 "가족돌봄 청년 생활실태 등 현장조사"라고 적어 청소년이 빠져 있습니다. 조례 전체가 '가족돌봄청소년·청년'을 쓰는 만큼 같은 용어로 맞추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또 제명은 "청소년 ㆍ청년"처럼 가운뎃점 앞에 공백이 있고 본문과 다른 문자(ㆍ)를 쓰고 있으며, 제2조 제2호·제3호는 "「청소년 기본법」제3조"처럼 낫표 뒤 띄어쓰기가 빠져 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게시본 기준이므로 고흥군 공보 원문도 함께 확인해 볼 만합니다. 아울러 청년 연령(19~34세)을 「청년기본법」에 따라 정했는데, 고흥군의 다른 청년 관련 조례가 청년 연령을 달리 정하고 있다면 군 내부 조례 간 연령 기준이 맞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하며
가족돌봄청소년·청년 지원 조례는 13개 조문으로 발견 → 조사 → 계획 → 지원 → 사후관리의 흐름을 고루 갖춘, 짜임새 있는 지원 조례입니다. 다만 핵심인 선정 기준이 군수에게 통째로 맡겨져 있고, 동거 요건이 대상을 좁힐 수 있으며, 민감 정보를 다루는 근거가 비어 있다는 점은 보완할 만합니다. 돌봄을 떠안은 젊은 세대가 제도의 문턱에서 걸러지지 않도록, 기준을 공개된 규범으로 정리하는 일이 다음 단계가 될 것입니다.
다음 편은 가나다순으로 「고흥군 가족의 섬 우도 관리·운영 조례」입니다.
※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고흥군 가족돌봄청소년 ㆍ청년 지원 조례」 [시행 2024. 7. 31.] [고흥군조례 제3091호, 2024. 7. 31., 제정]
※ 이 글은 조례 원문을 바탕으로 한 개인적인 분석이며, 고흥군의 공식 해석이나 필자 소속 기관의 입장과 무관합니다. 실제 지원 대상과 내용은 고흥군 주민복지과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